메트로 시리즈 (메트로2033 그 게임 원작) 읽는데
사샤라는 순수한 백발 소녀랑 헌터라는 베테랑 용병이
여정을 떠나면서 점차 서로와 가까워지고 의지하게 되는
러시아 소설답지 않게 혀 끝에 닿는 미묘한 달달함이
읽는 이로 하여금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전개였다
게다가 이 사샤라는 소녀는 마치 라푼젤처럼
사람들과의 접촉 없이 평생을 살아왔기에
세계관에 맞지 않는 아주 순수하고 여리며 착한 캐릭터라서
얘만큼은 남주와 함께 행복하게 오손도손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
러시아소설에서 절대 가져선 안될 희망이라는 마음을 품어버렸고
다음 작에서 아니나 다를까 사샤는 사창가에 창@녀가 되어있었고
남주인 헌터는 약에 찌든 송장으로 밑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다는 글귀를 본 뒤
NTR물보다 더한 내상을 입은 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
아직까지 잠도 못 이루고 있다
대체 왜 러시아 소설에 감정이입을 한 걸까
대체 왜 러시아 소설에 해피엔딩을 바란걸까
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린 나 자신이지만
내가 아닌 이렇게 각박한 세상에 잘못이 있는 게 아닐까
아 사샤 나의 사샤
넌 그때 그 물 속에서 죽었어야 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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넌 러시아 문학을 읽을 자격이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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넌 러시아 문학을 읽을 자격이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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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맨 막줄 보고 러시아 사람인줄 | 25.07.05 02:21 | | |